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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질적 배경
울릉군 일대는 동해 해저에서 솟아오른 해양 화산체가 지표로 노출된 사례로, 단일 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번의 분출과 붕괴-재건을 거친 복합 화산 구조를 이룬다. 가장 오래된 부분은 수백만 년 전에 바다 속에서 쌓인 용암류와 화산재 층이었고, 이후 간헐적인 격렬한 폭발·분출이 반복되며 층이 교차로 엇갈린다. 이러한 과거 기록은 해안 단애에서 서로 다른 색 띠가 병풍같이 드러난 단사 구조로 확인되며, 상·하부의 구성 입자 크기 차이와 조직 차이가 뚜렷해 화산 활동 주기의 변화를 잘 보여 준다. 고압의 해저 환경에서 응고된 암층은 지상 상승 뒤 추가 분출물이 덮이면서 열충격을 받아 미세한 균열망을 획득했고, 이는 전체 지질대를 통해 관통하는 수증기·열수의 통로가 되어 오늘날 다양한 광물 교대 작용과 안동 현상을 이끌었다.
2. 색조와 질감
섬 전역을 이루는 암질은 대체로 짙은 회색에서 흑청색 계열이 우세하나, 일부 층에서는 붉은 기운과 연갈색 띠가 번갈아 나타난다. 짙은 색 부분은 결정립이 육안으로 식별되지 않을 만큼 미세해 단단하고 균질해 보이지만, 현미경 수준에서는 기공이 점 조직처럼 퍼져 있어 가벼운 비중과 높은 흡수성을 동시에 갖는다. 반면 밝은 색 띠는 화산재와 부석 파편이 급격히 쌓인 층으로, 끈적한 용융물 대신 분진·기체가 우세했던 분출 조건을 반영한다. 이 층들은 손가락으로도 긁혀 나올 정도로 취약해 비가 많이 내리는 초여름엔 표면이 진흙처럼 붕괴되곤 한다. 암석 내부에는 바늘 모양 광물이 무작위로 뜨개질된 듯 배열되어 있고, 때때로 수 ㎜ 크기의 유백색 결정이 점재하여 얼룩덜룩한 반정을 이룬다. 이러한 불균질 질감 덕분에 절벽이 햇빛을 받을 때 은근한 반짝임이 생겨, 멀리서 보면 섬이 물결무늬 비단을 두른 듯한 인상을 준다.
3. 절리와 지형
냉각 수축 과정에서 생긴 다각형 절리는 섬 곳곳을 조각보처럼 분할한다. 해안 절벽에서는 오각형·육각형 기둥이 빽빽이 늘어서 있고, 때로는 기둥 면이 사선으로 비스듬히 돌아가 나사선 기둥을 연상시킨다. 산 정상부로 올라가면 방사형 균열이 잘 발달해 마치 거대한 꽃잎을 펼쳐 둔 듯한 원형 절리가 관찰되는데, 이는 중심 분출구 근처에서 용융물이 한꺼번에 솟구쳤다 급히 식어 붙은 결과다. 이런 절리들은 빗물과 해풍이 파고들 수 있는 통로가 되어, 장마철 폭우 뒤에는 기다란 암주가 뿌리째 쓸려 나가며 아치나 해식 동굴을 만든다. 특히 파식대 아래쪽은 수평 절리가 강조돼 얇은 판이 겹겹이 벗겨지듯 떨어져 나가 쉽게 파식 절벽이 후퇴한다. 이 과정에서 둥근 자갈이 형성돼 해변을 따라 콩자갈부터 주먹 크기 돌까지 다양한 크기의 입자가 교대로 퇴적된다.
4. 풍화·토양화 과정
화산 기원의 암석은 유리질 성분이 많아 화학적 풍화에 민감하다.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가 규산질 유리를 점토로 전환시키면서 표면이 얇은 막처럼 벗겨지고, 금세 재가루 같은 미립토가 된다. 이 토사에는 미량 원소와 알칼리 성분이 풍부해 식물 뿌리에 양분을 넉넉히 공급하고, 결과적으로 울릉군 특유의 거칠지만 비옥한 적갈색 토양이 형성된다. 두텁게 쌓인 낙엽에 의해 산성화가 진행되면 암석 내부의 철·마그네슘이 산화되어 붉게 얼룩지며, 그 위를 타고 올라온 균류와 지의류가 다시 미세 균열을 넓힌다. 겨울에는 강설이 많지만 기온이 비교적 온화해 동결·융해 작용이 반복되는 횟수가 줄어, 암석 가장자리만 둥글게 부스러져 ‘껍질 벗김’ 형태의 물리적 풍화를 보여 준다. 이처럼 화학·생물·물리 과정이 교차하며 진행된 결과, 울릉군의 암반은 원시 화산체의 날카로운 선을 상당 부분 잃고 부드러운 곡면을 드러내지만, 곳곳에 남은 수직 절벽과 절리 기둥이 섬의 화산적 기원을 또렷이 증언하고 있다.
경상북도 울릉군 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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